한국 안의 외국, 그 안을 탐방하다. 

안산역 1번 출구로 나오면 외국인들이 내국인과 함께 어우러져 독특한 거리를 형성한 안산 다문화거리에 닿는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계기로 우리나라를 찾기 시작한 외국인 노동자들이 급증하여 현재 안산시 총인구 70여만 명 중 5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어림잡아 100여 개 나라의 외국인들이 내국인과 어울리며 이채로운 마을을 만들었다. 이곳에서는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태국, 중국 등 세계 각국의 음식들을 맛볼 수 있다. 두리안이나 구아바, 코코넛 같은 열대 과일도 넘쳐난다.

특히 원곡동 일대에는 인근 공단에서 일하는 약 3만여 명의 외국인 노동자들이 모여 사는 그야말로 다문화 지역이다. 시장길을 천천히 걷는 동안 이색적인 문화와 낯선 먹거리들을 만나게 되는데, 현지인들이 직접 운영하는 음식점도 많고 중국 음식점이 가장 흔하게 눈에 띈다. 중국인들을 위해 만든 정육점에서는 개, 오리, 염소 등 없는 고기가 없다. 각종 육류가 한자로 표기되어 있다. 양고기와 같이 좀처럼 구하기 힘든 종류도 이곳에서는 손쉽게 구할 수 있다.
 

다문화를 체험하고 이해하는 소통공간 

원곡동 다문화 마을 특구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외국인이 거주하는 곳이다. 짧게는 2년, 길게는 4년가랑 해외 근무를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 나라에서 터전을 잡고 한국을 새로운 삶의 공간으로 삼는 사람들도 많다. 이렇게 외국인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제기된 것이 다문화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위한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 이러한 공감대 위에 세워진 것이 안산시 외국인 주민센터와 안산시 다문화 홍보 학습관이다. 

안산시 외국인 주민센터에서 들러볼 만한 곳은 지하층에 있는 다문화작은도서관. 비록 규모는 작지만, 중국어, 몽골어, 베트남어 등 다국어로 된 책들을 만날 수 있다. 주말에는 모국어를 찾아 짧은 시간이나마 책을 읽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찾아오고 주중에는 여성 이용객들이 아이들과 함께 동화책을 읽거나 다양한 전문 서적들을 찾아보는 모습이 보인다. 

안산시 다문화 홍보 학습관은 다문화 홍보 전시실, 다문화 학습실, 강의실, 사무실 등을 갖추고 있다. 이곳에는 세계의 고유 악기, 전통 의상, 인형, 놀이, 음식, 각종 유물 및 화폐 등 500여 점이 전시되어 여러 나라의 다양한 문화를 한눈에 느끼고 체험할 수 있다.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다문화 체험 프로그램, 시민과 함께하는 외국어 언어 동아리 등을 개설함으로써 시민은 물론 관광객이 다문화를 체험하고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의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